blog150427
 
 
요즘 ‘분노의 질주 7’, ‘어벤져스’가 연이어 영화관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야구팬에 입장에서 오랜만에 야구 영화가 개봉했다기에 겨우 시간내서 봤습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파울볼’이라는 작품이죠. 다들 아시다시피 야구에서 파울이란 스트라이크로 카운트 되지만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헛스윙처럼 삼진으로 타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야수에게 파울볼이 잡히지만 않는다면 계속 스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룰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왜 무수히 많은 야구 용어 중에 부정적인 느낌의 파울볼이란 단어를 제목으로 정했을까 싶었는데, 감상 후에는 그들 혹은 삶의 확실한 주전이 되지 못한 대다수의 우리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제목이었다고 생각됐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지난해 가을 해체한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선수들과 야신 김성근 감독의 얘기입니다. 파울볼의 재미는 부족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걸어온 3년이란 현실과 절대자 김성근 감독의 말줄임표 여운 속에 담긴 인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크게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는데요, 중후반부(47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정규식 선수가 LG트윈스로부터 프로지명을 받았았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김성근 감독이 “됐어? 잘됐네. 근데 나는 (드래프트에) 안됐어?”라고 얘기(아마도 솔직한 본인의 심정이 농담으로 표현된 것이 아니었을까)한 부분과 후반부(80분) 해체된 고양원더스의 몇몇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한없이 바라보다 ‘감독님, 애들 안보고 가세요?’라는 질문에 “봤잖아.”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후 떠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부임 이후 연일 드라마를 쓰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화이글스. 성적을 떠나 그들의 경기를 보며 사람들이 야구 이상의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것은, 절실했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해온 우리의 일상에 대한 반성 혹은 대리만족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Kurt Cobain의 “서서히 소멸되는 것보다 순식간에 타오르는 것이 낫다”라는 그의 생에 마지막 말이 눈물겨운 이유는 아직까지 마음 속에 청춘의 빛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론 뻔한 결과가 예정된 무모한 도전이라 해도 한 번의 멋진 발화를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