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회사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이지만 때로는 음악 장르가 아닌 다른 분야의 문화생활도 필요한 법. 매월 마지막 주 민트페이퍼 스태프들이 직접 경험하고 적은 꽤 주관적인 이달의 문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스태프들이 쓴 리뷰 형식의 추천으로 매달 카테고리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 가능한 현재 상영작, 개막작, 신간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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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책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안녕하신가영, 2017. 03. 17 – 이고르’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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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이유
평소에 본업이 아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림 그리는 뮤지션, 노래 부르는 배우 등 특히 문화적인 영역에서 자주 보이는 이런 ‘도전’은 영감을 주기도 하고 때론 삶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에 도전했다기에 안녕하신가영의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은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감상평
안녕하신가영의 독특하면서 묘한 공감을 일으키는 가사를 좋아한다면, 그녀의 노래만큼이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엔 팬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한 장 한 장 솔직한 일상을 마주하다 보니 책을 덮을 땐 마치 오랜만에 대학 동기를 만나 신나게 수다를 떤 느낌이 들었어요. 언젠가 겪은 듯한 일상부터 아직 느껴보지 못한 감정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신가영의 단편집 제목을 따라 ‘겨울에서 봄’, ‘인공위성’,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어디에 있을까’ 이렇게 네 장으로 구분된 이번 산문집에서 몇 구절 골라봤습니다.
 
p.21
행복 : 현재 맛있는 걸 먹으면서 다음에 어떤 맛있는 걸 먹을지 고민하는 것
– 수없이 많은 행복에 대한 정의 중 저에게 가장 와닿는 정의였어요. 정의(Justice)에 가까운 정의(Definition)랄까요.

p.107
그나저나 우연히 마주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많이 걷는 사람도 있을까? 왠지 멋있는데.
– 저도 5분이면 갈 거리를 15분을 돌아서 간 적이 있어요. 당시에 저는 그 사람을 위해 하루 평균 얼마나 더 걸었을까요?

p.234
각자의 기억들을 추억삼아 서로 공유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한때의 소중했던 시절의 단면이 구겨져 버려지는 모습을 보니 좀 슬퍼졌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이 가끔 들곤 합니다. ‘예전 그 사람에게 내가 구겨져 버려지는 모습은 아닐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또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구겨서 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p.255
그리고 지금 ‘이재’의 안채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 이 문장은 ‘이재’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역은 다르지만, 저도 남원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제 무릎을 떠나지 않던 한 고양이가 생각나 웃음이 나왔어요.
 

에필로그

개인적으로 ‘쉬운 글은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다 보니 어느새 다 읽어버린 안녕하신가영의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은 햇살 좋은 날 벤치에 앉아 쉽게 읽기 좋은 수필입니다. 안녕하신가영의 새 단편집 [그리움에 가까운]의 음악을 곁들인다면 더 좋겠죠?
 

추가 추천 도서

소설의 첫 문장 김정선, 2016.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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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아울러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다양한 책들의 첫 문장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의 첫 문장을 찾아보는 재미, 그 문장에 대한 작가의 해설, 또 이 책에서 만난 첫 문장을 통해 생기는 호기심 등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서른일곱 살이던 그때, 나는 보잉 747기 좌석에 앉아 있었다.’(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부터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 [남한산성]) 등 아주 유명한 구절까지, 작가는 다양한 통찰력을 동원해 문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2016.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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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는 최근 각광받는 작가 김금희의 단편 소설 모음집입니다.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 ‘조중균의 세계’와 ‘너무 한낮의 연애’등 총 9편이 수록됐습니다. ‘30대의 미묘한 마음의 질감을 다루고 싶다’, 한 인터뷰에서 작가가 한 말인데요, 그런 작가의 마음이 특히 ‘너무 한낮의 연애’에 잘 담겨있습니다.


3월의 영화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03.16 개봉 – 임사벨라’s PICK!
감독: 빌 콘돈
출연: 엠마 왓슨(벨), 댄 스티븐스(야수/왕자), 루크 에반스(개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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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이유
어떤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요? 야수로 변해버린 왕자와 미녀의 사랑 이야기. 개봉하기 전부터 ‘Born to be Bell’이라고 불릴 정도로 애니메이션과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던 엠마 왓슨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죠. 하지만 제가 더 기대했던 인물은 바로 야수/왕자 역의 댄 스티븐스였어요. 한창 영국 고전 드라마에 빠져 있던 시절, 다운튼 애비의 매튜 크로울리 역으로 귀족미(?)를 뽐냈던 댄 스티븐스가 왕자님 역할이라니…! 이 영화를 택할 이유는 이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감상평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빛나게 만들었던 것은 보석 같은 OST입니다. 단연 최고의 곡은 메인 테마인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가 함께한 ‘Beauty And The Beast’. 눈부신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벨과 야수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춤을 추는 장면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줬던 바로 그 곡. 그 순간만큼은 초등학생 때 미녀와 야수 비디오를 보며 왕자님을 기다리던 그때로 돌아간 듯 콩닥거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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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팁
조금 아쉬웠던 건 영화 자체보다 영화를 조금 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지 못한 점이에요. 저는 일반 스크린으로 관람했지만 깔끔한 CG와 음악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IMAX로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각종 MD를 못산 것도 정말 아쉬웠는데요, CGV에서는 볼펜, 노트, 휴대폰 케이스 등 팬시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볼펜을 사고 싶었는데 볼펜만 없었… 혹시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이나 재관람 예정인 분들은 상영관 정보를 알아보고 가시면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가 2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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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추천 영화
 

프리즌(The Prison) 2017. 03. 23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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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나현
출연: 한석규(정익호 역), 김래원(송유건 역), 강신일(노국장 역)

밤이 되면 교도소를 탈출해 완전 범죄를 저지르는 죄수와 열혈 형사에 대한 이야기.
 

행복 목욕탕(湯を沸かすほどの熱い愛)2017. 03. 23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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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나카노 료타
출연: 미야자와 리에, 스기사키 하나, 오다기리 죠, 이토 아오이

세상 가장 뜨거운 사랑을 가진 엄마 ‘후타와’와 그의 가족들이 ‘행복 목욕탕’을 다시 운영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

* 개봉 4일만에 1만 관객 돌파
 

문라이트(Moonlight) 2017. 02. 22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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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마허샬라 알리(후안 역), 나오미 해리스(폴라 역), 알렉스 R. 히버트(리틀 역), 에쉬튼 샌더스(샤이론 역), 트래반트 로즈(블랙 역)

‘달빛 아래서 우리는 모두 푸르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수상


3월의 연극

 

나쁜자석 2017. 3. 5 ~ 5. 28,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 쏘피아’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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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나쁜자석 트위터)

Cast
고든: 문태유(이승원) / 송광일 / 오승훈
프레이저: 박은석 / 박강현 / 이창엽
폴: 안재영 / 배두훈 / 손유동
앨런: 강정우 / 우찬 / 최용식
 

선정 이유
처음 관람하게 되었을 때에는 ‘나쁜자석’이라는 제목이 주는 끌림이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 극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의 ‘Our Bad Magnet’이라는 작품을 원작으로 각색한 연극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초연되었고 저는 2013년에 관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도 안 본 작품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오래전 마음을 울렸던 옛 기억을 더듬어보고 싶어 관람했고, 예전에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 기쁜 마음에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감상평
9세, 19세 그리고 29세의 친구들 –프레이저, 고든, 폴, 앨런- 중 세 친구가 어른이 되어 재회하면서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그로 인해 겪는 변화와 갈등, 그리고 그것을 해소해내는 과정을 그린 연극입니다. 모든 사건들은 명확하게 그것을 설명하거나 묘사하기보다 고든이 쓴 동화의 내용으로 대변되는데, 극의 제목이 된 [나쁜 자석] 역시 고든이 쓴 동화 중 하나로 저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나쁜 자석의 물건들에 대입해보며 극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상대를 기억하게 되는데요, 그가 남긴 물건을 세상에 알리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평생 상처로 마음속에 묻기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려 노력하기도 합니다. 연극 속 네 친구가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를 기억하고, 또 위로하며 살아내는지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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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팁
연극/뮤지컬은 다른 장르 공연보다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진행되는 편입니다. 티켓 사이트나 공연 공식 페이지를 확인해보시고 적용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을 이용하시면 비교적 저렴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또, 프리뷰, 관객과의 대화, 싸인회, 악수회 등 본 공연 외에도 진행하는 이벤트도 많은 편이니 원하는 일자에 진행되는 이벤트를 꼼꼼하게 확인하시면 더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답니다! 소개해드린 [나쁜자석]의 경우 4월에 세 번의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고,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의 재관람 관객을 위한 혜택도 있으니 관람 예정이신 분들은 꼭 확인해보시고 많은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추가 추천 연극
 

프라이드 2017. 3. 21 ~ 7. 2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1958년과 2017년 현재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연극. 필립과 올리버, 실비아 세 사람이 본인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거의 억압받던 사회상과 현재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변화를 담았습니다. 세 사람의 미묘하게 얽힌 운명을 통해 성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도소년 2017. 3. 4 ~ 5. 14 수현재씨어터
경쾌한 유도 소년들의 이야기. 슬럼프에 빠진 유도 유망주 경찬이 전국체전에 참여해 화영, 민욱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성장통을 그린 연극입니다. 재미있고 쉽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며 울고 웃을 수 있는 연극으로 평소 공연을 많이 보는 마니아들부터 관극이 생소한 관객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습니다.

 
* 그밖에 ‘수탉들의 싸움’, ‘메디아’, ‘베헤모스’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지만 4월 첫 주에 폐막하는 공연들이라 소개하지 못했어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시놉시스를 읽어보시고 이번 주말에 관람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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