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 도시에는 어떤 것들이 숨어있을까요? 출근을 위해 매일 지나는 길부터 언젠가 거닐어 보고팠던 골목 어귀까지.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서점이, 있는 줄도 몰랐던 레코드 가게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가려져 숨겨진 보석처럼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숨겨진 보석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일, 일상의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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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가이드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진 않았지만, 여유로운 제주도를 애정하고 제주도의 땅을 걸을 만큼 걸어봤다고 생각하는, 곧 20대 중반의 여성
 
오늘의 CITY
제주도
 
소개 이유
많은 분들이 여행으로, 또는 색다른 경험의 공간으로 찾으시는 제주도. 무언가에서 도망치듯 와서 또 도망치듯 돌아가는, 그래서 마냥 아쉬웠던 제주도의 느리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실 제주도의 핫플레이스는 너무나도 많은데요, 저는 관광지 위주보다는 제가 보고 느꼈던 제주 속 찰나의 순간, 그리고 그 곳에서 들으면 좋을 음악을 함께 추천해드리고자 합니다.
 
 

비 그친 아침의 사려니 숲길

제주시에는 숲길들이 참 많습니다. 사려니 숲길, 비자림 등등 피톤치드 가득 마실 수 있는 산책로인데요, 햇빛 좋고 선선한 바람 부는 숲길도 물론 좋지만 비 오고 난 뒤 안개 낀 숲길이 정말 좋았어요.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 ‘원령공주’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이랄까. 무성한 숲이 주는 신비함, 무겁게 내려앉는 공기, 그러면서도 상쾌함까지 느끼실 수 있답니다. 비온 뒤라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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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제주 제주시 조천읍
전화 064-900-8800
운영시간 매일 08:00 – 16:00

 

사려니 숲길에서 음악과 주변의 소음이 적당히 어우러져 듣기에 참 좋았던 음악입니다.

 

 
 

한담해안산책로

애월부터 곽지 과물해변까지, 원하신다면 쭉 걸으실 수 있는 산책로 중 하나인데요, 봄에는 춤추는 노란 유채꽃밭과 애월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실 수 있어요. 풍경에 취해서 무작정 걷다 보면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는… 결국 산책이 운동이 되어버리는 그런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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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전화 064-728-8822

산책로에서의 BGM

 
 

올레길 21코스

제주에는 걸으며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순간이 참 많습니다. 그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쉽지만 어려운 여행법 중 하나가 올레길인데요, 그중 가장 많이 찾으시는 올레길 7,8코스 외에 21코스는 정말이지 힘든 코스 중에 하나였습니다. 요새는 지도 어플이 참 잘 되어있지만 막상 걷다 보면 지도보다는 나무, 혹은 전봇대에 묶여있는 주황, 파랑 올레길 표지에 더욱 의지하게 되실 거예요.

올레길 21코스는 해안가를 따라 하도 해변부터 구좌읍의 마을까지 속속히 보실 수 있습니다. 정말 인기가 없는 코스여서 이 길이 맞는데도 길이 없을 때가 있고, 거진 4시간 동안 사람과 말을 못하실 수도 있는…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실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제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강아솔님의 ‘하도리 가는 길’을 하도리에 가며 듣기 위함이었는데요,
하도 해변 앞의 하도리 가는 길에서 들으니 4시간 동안 봐오던 그 풍경이 또 선물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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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제주해녀박물관 ↔ 종달바당
전화 064-762-2190
 
선물같았던 강아솔 ‘하도리 가는 길’

 
 

각종 오름들

제주도를 위에서 보면, 울퉁불퉁하게 솟아있는 동산들이 보이실 거예요. 바로 높고 낮은 동산, 오름들인데요, 어떤 오름은 산책로로, 또 어떤 오름은 거진 등산 수준으로 오르실 수 있답니다.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오름은 용눈이 오름과 다랑쉬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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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용눈이 오름은 20여 분 정도만 걸으시면 정상에 오르실 수 있어요. 중간중간 말의 배설물이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용눈이 오름의 정상에서는 날이 좋으면 우도와 등대까지 보실 수 있는데요, 오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일몰시간의 모습입니다. 이 시간에는 왼쪽엔 달이, 오른쪽에는 일몰이 진행되는 정말 멋진 하늘을 보실 수 있어요.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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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다랑쉬 오름입니다.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다랑쉬 오름은 제주의 오름들 중 가장 오르기 힘들다고 해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신나게 올라갔다가 잠시 후회한 1인인데요, 이 오름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펼쳐지는 풍경들 덕이었습니다. 가장 높은 오름답게 조금만 올라도 제주의 모습이 한눈에 보여요. 오르기 전에는 그냥 높아서 오름의 여왕이겠거니 했는데, 보여주는 풍경과 위엄이 그 이유를 덧붙여주었어요.
이곳에서 함께 동행한 친구들과 일몰을 보았는데, 그 풍경 또한 장관이었습니다. 꼭 일몰과 별까지 모두 보시고 오는 것을 추천해요. 사실 다랑쉬 오름은 일출을 보기 위해 오르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일몰도 못지않게 멋져요! 다만, 이곳은 버스가 일찍 끊기고 이후엔 택시도 잘 잡히지 않는 곳이니 꼭 자가용을 이용해주세요! (택시 아저씨에게 혼났다는…)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6
전화 064-710-3314
 

오름에서 들으면 참 좋아요.

 
 

애월 바다

제주도의 풍경 중 1위는 단연 노을 비친 바다와 오렌지 과즙을 뿌린듯한 주황빛 하늘의 조화입니다. 애월에서는 그 일몰을 보다 더 가까이에서 보실 수 있어요. 애월 쪽엔 몽상 드 애월, 카페 봄날 같은 예쁜 카페들이 참 많은데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보는 풍경도 멋지지만 저는 애월항과 그 옆의 해변에서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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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 자전거 + 음악의 조화

 
 

LP펍 마틸다

애월 해변으로 가는 길에 뜬금없이 보이는 네모난 건물이 있는데요, 간판도 조금은 투박하게 되어있어요. LP 바 마틸다입니다. 내부는 단출하지만 한 면에 꽉 채워져있는 LP들이 탐욕을 부르는데요. 원하신다면 곡을 신청해서 LP로 들으실 수 있어요! 내부에 애월 바다를 비추는 네모난 창문이 기다랗게 뻗어있는데, 여기에서 보는 일몰도 정말 장관입니다. 더불어 레코드판 특유의 거친 소음과 따뜻한 음질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정말 가장 추천하는 공간이에요!! (주말에는 가끔 파티도 연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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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고내1길 33
운영 시간 매일 19:00 – 02:00 화요일 휴무
전화 064-799-3629
 
저는 이 곳에서 Sam Smith 와 jazz 음반들을 자주 신청하곤 했어요.

 
 

제주시 별빛누리공원

제주도에서 지낼 때,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날이 있었어요. 사실 제주도는 평소에도 정말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데 그래도 유성우는 또 다르니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 해서 찾아간 별빛누리공원입니다. 그냥 별만 볼 수 있는 공간인 줄 알았는데, 망원경을 통해 달의 표면과 정말 고퀄리티의 별자리 영상을 볼 수 있어요 그 이후에는 옥상(?)에서 레이저로 실제 밤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가리키며 설명을 해주십니다. 정말 정말 유익하고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외에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대학교의 대운동장도 별을 보기에 정말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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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제주 제주시 선돌목동길 60
운영 시간 매일 14:00 – 22:00 월요일 휴무
전화 064-728-8900
star.jejusi.go.k
 


 
 
그 외 가볼만한 곳

니모메빈티지라운지 제주 제주시 일주서로 7335-8

일정이 빡빡하신 분들은 공항 근처에 있는 전망 좋은 카페를 추천해드려요. 바다 쪽을 시원하게 보여주는 통유리와 빈티지 소품들이 가득한 내부, 풍경과 걸맞은 사장님의 음악 선곡까지, 눈과 귀가 정말 즐거운 곳이랍니다. 이곳 또한 일몰이 정말 끝내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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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 더 반 제주 제주시 관덕로4길 6

뜬금없는 제주 시내 주택가에 위치한 식당이자 펍인 이곳은 가끔 DJ들이 파티를 열기도 하고, 재즈 모임을 연다고도 하네요!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이상순님께서 디제잉을 하고 계셨다는… 조용한 제주도에서 가끔은 왁자지껄 보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DJ파티 일정은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어요.
 
제주 마방목지 제주 제주시 용강동

제주에는 드넓은 초원과 그 초원을 유유히 노니는 말들이 있어요. 목장은 말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곳인데요, 제주시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숲길을 지나 드넓은 목장이 펼쳐집니다. 자가용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내려서 초록색 초원, 푸른 하늘, 말들과 사진도 찍으실 수 있어요.

 
제주도는 작지만 많은 보물을 품고 있는 섬입니다. 지내면 지낼수록, 알면 알수록 그 매력이 끊이질 않아요. 가끔은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바다가 보이는 빈백이 있는 카페도 좋지만, 돌담 사이의 작은 책방, 풀이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좋은 오름, 먼 바다의 끝을 알려주는 한치 배의 불빛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과 같은 사소하지만 선물 같은 기억들을 담아 가시길 바랍니다!

 
 

(민트페이퍼 / 글, 사진_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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