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자각몽
02. Unbalance
03. 허수아비
04. 고릴라 (With Paper Brick)
05. 까만 얘기
06. 탓
07. SuperMoon
08. 알아
09. 무감각
10. 내가 서있는 곳
 

최예근 1st 정규앨범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최예근 정규 1집 앨범] Review

세월이 흐를수록 대중과 미디어가 아티스트에게 기대하는 바도 점점 커지기 마련이다. 처음엔 노래만 잘해도 인정받았지만, 본인의 곡을 직접 작곡하는 능력까지 겸비한 이가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이후, 싱어송라이터가 보편화되자 자기만의 서사를 표현해낼 줄 아는 아티스트를 원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최예근은 현재의 흐름에 최적화된 아티스트라 할만하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2’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이래, 꾸준히 싱글을 발표하며,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발표하는 첫 번째 정규앨범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역량과 면모를 드러낸다. 최예근이 어떠한 간섭도 받지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자 노력한 이번 앨범엔 아티스트로서의 고민, 자아성찰,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시선, 인간관계 등등, 폭넓고 진중한 주제의식이 담겼다.

온전히 자신을 투영한 앨범을 만들며 느꼈을 설렘과 불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자각몽”, 각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 혹은 타인의 세계로부터 도망치는 세상에서 도망치는 법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고릴라”,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성폭력과 학대 사건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까만 얘기”, 세상의 시선이 두려워 쉽게 말하지 못한 상처와 고민을 동그랗고 밝게 뜬 슈퍼문에게 몰래 털어놓는 “Supermoon”, 많은 이와 부대끼며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온전한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고찰을 녹인 “내가 서 있는 곳” 등은 대표적이다.

특히, 이상의 여러 주제가 산발적으로 흩어져있지 않고 하나의 큰 서사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좀처럼 편히 잠들지 못하며 광범위한 상상의 세계에 지배받는 현실로부터 비롯한 “자각몽”을 시작으로 마지막 곡인 “내가 서 있는 곳”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의 의식과 견해의 흐름을 따라 펼쳐진다. 최예근이 이번 앨범의 구성적인 측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팝, 알앤비, 일렉트로닉, 재즈 등등, 그동안 최예근이 영향받고 시도해온 장르가 적절히 융합된 프로덕션과 그에 맞춰 전개한 보컬도 탁월하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미 알앤비 사운드의 영향이 느껴지는 “자각몽”, 능수능란하게 리듬을 밀고 당기는 한편, 강약을 조절해가며 전개하는 보컬에서 흡사 시대를 풍미한 한국대중음악계 디바들의 포스가 느껴지는 “Unbalance”, 이미 2016년에 싱글로 발표했던 곡을 새롭게 편곡했지만, 여전히 깊은 여운을 남기는 멜로디 라인과 온몸을 휘감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까만 얘기”, 스무스 재즈까지 섭렵한 보컬이 놀라움을 안기는 “알아” 등은 앨범의 하이라이트다.

데뷔한 시기를 생각하면, 다소 늦은 정규 1집이지만, 음악을 다 듣고 나면,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아니 걸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탁월한 보컬, 탄탄한 프로덕션, 단단한 서사, 최예근은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를 통해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더 높은 곳에 올라섰다.

1. 자각몽

『 “스위치로 전등을 꺼버리듯 잠들 수 있다면 좋겠다. 몸을 뒤척이는 새벽이 길어질 때면, 평소보다 더 광범위한 상상의 세계가 나를 지배한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스스로의 힘으로 정규를 만들겠노라고 마음을 정하고선, 어떤 간섭도 나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의 불안정하면서도 들뜨는 마음과 많이 닮은 곡입니다.

이 모양 저 모양 여러 빛깔로 색을 칠해보고, 날개를 달아 날려보고, 물을 주어 자라나게 하고, 원한다면 잠시 머무르는 바람이 되어보고, 볼품없이 져버려도 다시 새로운 봉우리가 움틀 꽃이 되어보기도 했답니다. 의지만 있다면 스스로 어디로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었지만, 사실 그건 언제든지 깨버릴 수 있는 꿈속 어딘가에 알 수 없는 흐릿한 존재를 향한 휘청거리는 뜀박질일 뿐이었어요.

그렇지만 끝까지 달려갈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 갈 곳을 잃어도 다시금 제 모양에 맞게 흐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앨범을 그려내고 칠하는 과정을 든든하게 살펴주고 돌봐준, 이 앨범을 끝까지 이끌어준 곡입니다.

“가끔 마주칠 까맣게 물든 어둠을 지나 아침이 오면 다른 오늘이 될 테니”

Composed by 최예근 김요한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김요한
Guitar 정석훈
Synth 김요한
Bass 김요한
Keys 권세영
MIDI Programming 김요한

2. Unbalance

“지금 이 시간, 공기, 질감, 모든 게 다 내 기분과는 안 어울려”

밤낮이 바뀌어서 지냈던 그때, 모두가 잠들었던 시간이 나의 아침이었고, 내 시야를 밝혀준 것은 작은 핸드폰 불빛이었어요. 그 작은 창은, 내가 어울릴 수 없는 아침의 이야기를 눈이 시리도록 비춰주었지요. 난 그저 눈이 시려서, 그 후로도 수많은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오래도록 간직해 왔던 이야기를 여기에 풀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어둠이 걷혀 핸드폰의 밝기가 햇빛을 이겨내지 못하는 때, 따사론 햇살에 녹아 이불에 내 몸이 스며 들 그때쯤, 나는 등이 배겨서 더 이상 누워있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Piano 방지민
Guitar 정석훈
Bass 차이환
Drum 박성찬
Synth TEITO
Trumpet 이국현
Saxophone 조경영
Brass arranged by 방지민
String arranged by 방지민
MIDI Programming TEITO

3. 허수아비

“지겨워 몸서리쳐 이번에도 나 혼자 시작도 못하고 끝났지”

누군가 거창하게 계획하고 작정한 일들이 천천히 눈을 감고 뜨는 사이, 그에게 참으로 귀찮고 하찮은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부지런하게 포기하는 나를 누가 보면 내가 엄청나게 성실한 도전가인 줄 알겠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권세영
Keys 권세영
Guitar 정석훈
Bass 김요한
Chorus 권세영 김요한 박성찬 이의광 정석훈 최예근
MIDI Programming 권세영

4. 고릴라

“차라리 도망가는 게 좋겠어 멀리 떠나버리는 게 낫겠다”

도망치는 법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앨범 스토리의 세계관을 짚어주는 소중한 곡입니다.

『”또 누군가는 흐릿했으나, 분명하고 아련한 몸짓으로 일정한 속도의 춤을 췄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PaperBrick
Keys 권세영 이진협
Guitar 김지섭 정석훈
Bass 최우정
Drum 박성찬
Trumpet 이국현
Saxophone 조경영
MIDI Programming 권세영

5. 까만 얘기

“나의 까만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

『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도망쳐 나온 그들 중에 나의 무게를 대신 견뎌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나도 그 틈에서 어색하지 않도록 시치름하게 굴었다. 그 누구도 알아줄 수 없으니 나는 갈라진 입을 다물 수밖에.”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이의광 정석훈 양경아 주영훈
Keys 이의광
Guitar 정석훈
Drum 박성찬
Bass 양경아
Chorus 최예근

6. 탓

『 “그때 알았더라면 빨갛고 파란 펜으로 온갖 표시해대며 지저분하게 외워둘 걸 그랬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Keys 최예근
Bass 김요한
Drum 최예근
Chorus 최예근
MIDI Programming 최예근

7. Supermoon

『”그는 이 책임감 있는 모두의 공간(refuge)에서 자신의 묵직하고 거친 이야기들을 들어줄 누군가를 끊임없이 바랬다.” –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이의광
Piano 이의광
Drum 신승규
ContraBass 박제신
Trumpet 박준규
Saxophone 백관우
Brass arranged by 박준규 이의광

8. 알아

“알려주고 챙겨줘서 고마워 난 몰랐어 날 사랑하는 나”
듣기 싫은 말을 억지로 먹어야만 했던 이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질풍노도의 시절 저의 모습과도 조금 닮은 곡.

『 “씹지 않아도 달콤한 주스는 걸러지지 않은 채로 너무나 쉽게 마음까지 차오른다. 몸이 알아듣기 쉽도록 잘 개어 즙을 낸 쓰디쓴 약이 흘러 들어오게 된다면 역정을 낼 것이다.”-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박성찬
Piano 방지민
Drum 박성찬
ContraBass 전한국
Trumpet 이국현
Saxophone 조경영
Brass arranged by 조경영

9. 무감각

“미지근히 묽게 풀어진 무감각에 빠진 것 같아”

소중한 누군가의 시간에 물음표가 사라지는 것을 가까이서 느꼈을 때의 먹먹함이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 “한참을 가다 보면 마침내 도착지에 다다르고, 모든 게 괜찮아질 줄만 알았다. 방향 키를 고정한 채 도망쳐 와 보니, 나는 나도 모르게 수많은 누군가를 조금씩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정석훈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정석훈
Piano 강진성
Guitar 정석훈
Drum 박성찬
Bass 박규태

10. 내가 서 있는 곳

“그 누구도 맘을 알아주지 못 할거라 생각하던, 겁이 참 많은 아이의 고향”

많은 이들과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의 역할을 내려놓고선 어느 누군가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 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잠시라도 있으신가요?
아끼고 아껴서 아주 정성스럽게, 스스로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켠에는 끔찍하게 벗어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추억하게 되는 자국이 있습니다. 큰 태풍을 만났을 때, 끝끝내 행복한 결실을 맺었을 때, 잊고 있다가도 예고 없이 어느샌가 그 자국을 더듬거리곤 합니다. 마치 불규칙한 관성처럼 말이에요. 저는 그 자국을 참 많이도 미워하다가도, 벗어나지 못함을 알게 된 후, 그곳을 나의 고향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 “그리고 어김없이 한차례 내 세상이 무너졌을 때, 나는 스스로 일궈놓은 숲에 돌아와 그것을 마구 헤집어놓을 테지. 그때 그 작은 자국이 지금의 세상을 무너뜨린 이유라고 소리치며.”- [갈 곳을 잃어도 어디든 흘러갈 수 있게] Physical album Story 中』
 

Composed by 최예근 양경아
Lyrics by 최예근
Arranged by 최예근 강건후 양경아
Guitar 강건후
Bass 양경아
Exexutive Producer 최예근
Mixed by 손명갑
Mastering by 권남우
Recorded by
이평욱 at booming sound
이창선 at Prelude studio
김제휘 at Bunker
Album photo by 유진경
Album art by 황현아
M/V Production Side Work
H&M 장민아 김세림